발란, 결국 기업회생 절차 돌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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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 결국 기업회생 절차 돌입하나?

뉴스루미 2025. 3. 26. 22:01

 

발란, 기업회생 절차 돌입하나?(이미지=발란 사이트 캡처)
발란, 기업회생 절차 돌입하나?(이미지=발란 사이트 캡처)

 

발란(BALAAN) 기업회생, 도대체 무슨 일이고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발란은 많은 분들이 애용하시는 명품 쇼핑 플랫폼이죠. 그런데 오늘, 몇시간 전 연합인포맥스(기사 참고)발로 "발란 기업회생"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옵니다.

 


발란 기업회생, 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걸까요?


 

오늘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발란 기업 회생절차 준비 증거 파일'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확산되면서 발란의 기업회생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익명의 게시자는 발란과 미팅을 가졌던 판매자들이 회사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에서 '회생 관련 제출 자료'라는 폴더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해당 게시글에는 문제의 컴퓨터 화면을 촬영한 사진까지 첨부되어 있어, 그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해당 폴더 안에는 '발란 정산 내역 재검토 공지', '판매자 문의별 대응 메시지', '방문 문의 공지' 등 최근 판매자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는 정산금 지급 지연 사태와 관련된 파일들이 함께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정황들이 맞물리면서 발란이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하여 기업회생 절차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발단은 지난 03월 24일로 예정되었던 발란의 파트너사(입점사) 정산금 지급이 갑작스럽게 지연되면서부터였습니다(아래의 이전 글-발란 정산금 지급 지연- 참고).


발란, 정산금 지급 지연 03월 28일 과연 해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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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정해진 날짜에 대금이 지급되지 않자, 많은 판매자들이 발란 측에 항의했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해 발란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자체 재무 점검 중 지난해 파트너사에 정산금이 과다 지급된 오류를 발견하여 과거 정산 데이터를 재검토하고 있으며, 재검토가 완료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정산금 지급이 보류될 예정"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발란 측은 03월 26일까지 재정산 작업을 마무리하고 늦어도 28일까지는 각 파트너사별 확정 정산 금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지연 이자까지 지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발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산금을 제때 받지 못한 판매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발란 피해자 단톡방'까지 만들어져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을 모색하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으며, 일부 판매자들은 발란 본사를 찾아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를 살펴보면, 모노그램, 티메프, 알렛츠 등 여러 온라인 쇼핑 플랫폼들이 자금난으로 인해 정산 지연 사태를 겪은 후 결국 폐업하거나 기업회생 절차를 밟은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 발란의 정산 지연 사태를 바라보는 판매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오후 7시 48분 경 연합인포맥스 발로 발란이 기업회생 절차를 돌입한 것으로 파악이 되었다는 기사 보도가 나왔는데요,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발란은 최근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하기 위해 대리인을 선임하고,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준비를 마친 이후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할 예정이다.”라고 합니다.

 

사실이라면, 충격적이면서도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발란의 위기에 몇가지 시그널이 포착이 되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터질게 터진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발란의 현재 재정 상황은 어떤가요?


 

발란의 재정 상태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2023년 발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발란은 이미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77억원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고 합니다.

 

이는 회사의 빚이 자산보다 훨씬 많다는 의미로, 재정적인 위기 상황임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일반적으로 자본 잠식 상태가 지속될 경우 기업의 존속 가능성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며, 실제로 발란은 이러한 이유로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계속기업가치 불확실'이라는 의견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발란은 지속적으로 자금 조달을 시도해 왔지만, 최근 몇 년간 명품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투자 심리 자체가 위축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합니다.

 

결국 한때(시리즈C 투자 유치 당시) 3000억원까지 평가받았던 발란의 기업가치는 최근 30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지난달 K-뷰티 유통 기업인 실리콘투로부터 150억원 규모의 조건부 투자를 유치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 투자금 중 절반인 75억원은 이미 받았지만, 나머지 금액은 향후 발란이 특정 조건(직매입 매출 비중 50% 이상 달성, 매월 영업이익 흑자 기록)을 충족해야만 지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투자가 조건부로 이루어진 것 자체가 발란의 재정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투자 유치 과정에서 발란의 기업가치가 이전 평가액의 10분의 1 수준으로 급격하게 하락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발란의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는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다른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 역시 자본잠식 상태에 놓이거나 기업회생 절차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어,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 전체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축산물 판매 플랫폼인 정육각,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등 여러 플랫폼 기업들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고, 배달 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했던 메쉬코리아와 같이 실제로 경영난으로 인해 기업회생 절차를 밟아 결국 매각된 사례도 있습니다. 

 

국내 명품 유통 플랫폼 영업현황 

플랫폼 연도 영업이익/손실 주요 최근 동향
발란 2023 -374억원 자본 잠식, 실리콘투 투자 유치, 정산 지연 논란, 기업회생 의혹
트렌비 2023 -208억원 11번가와 중고 명품 분야 제휴
머스트잇 2023 -168억원  
캐치패션 2024   2019년 출범 후 경영 악화로 2024년 서비스 종료 발표

 

 


발란 기업회생, 판매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만약 발란이 실제로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아마도 발란에 입점한 판매자들일 것입니다.

 

기업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법원은 채권자 목록을 확정하게 되는데, 판매자들은 발란으로부터 받지 못한 정산금을 회생 채권으로 신고하고 변제를 기다려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생 채권은 다른 채권들보다 변제 순위가 낮을 수 있으며, 회생 계획에 따라 채권 금액을 전부 변제받지 못할 수도 있고, 변제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티몬과 위메프가 기업회생을 선택했을 때, 정산금을 받지 못한 입점업체들이 채권 탕감이나 파산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기존에 발란과 맺었던 판매 계약 역시 기업회생 절차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업회생 절차에서는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불필요하거나 회사에 불리한 계약을 해지하거나 변경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발란에 입점한 판매자분들은 발란의 공식 발표를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한 경우 법률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발란이 기업회생 절차를 통해 기존 채무를 탕감받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려 할 수도 있다고 전망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판매자들이 정산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판매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명품 플랫폼 시장의 전망은 어떨까요?


 

최근 몇 년간 명품 플랫폼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지만, 엔데믹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물가 시대에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명품 수요 자체가 예전 같지 않고, 과도한 마케팅 경쟁으로 인해 많은 플랫폼들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실제로 발란뿐만 아니라 트렌비, 머스트잇 등 국내 주요 명품 플랫폼들 역시 지난해 수백억 원대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 시장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영국의 명품 플랫폼인 매치스패션이 최근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 등 명품 플랫폼 업계 전반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보면, 발란의 상황이 단순히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명품 플랫폼 시장이 옥석 가리기를 통해 경쟁력 있는 소수의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차별화된 서비스와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갖춘 플랫폼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발란 측에서 공식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했다는 발표는 없지만, 여러 정황들을 종합해 볼 때 발란이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번 사태는 발란뿐만 아니라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 전체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으며, 향후 시장의 변화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발란을 이용하는 판매자 및 소비자 여러분들은 앞으로 발란의 공식 발표를 주의 깊게 살펴보시고,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사태가 발란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리고 명품 플랫폼 시장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